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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2022년 10월 (4분기) 애니메이션 총평

by 에마텐 2023. 1. 10.

이번 2022년 4분기는 많은 기대작을 데리고 출발했음은 물론, 의외의 다크호스들이 부상까지 해서 역대급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사용해도 될 정도의 풍성한 분기였다. 코로나와 인플레이션, 전쟁까지 치여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두며 끝내는 것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볼 작품이 많았다. 그럼 어떠한 작품들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자. 

 

※ 스포일러를 함유할 수 있습니다.

 

 

번외) 

먼저 보다가 하차하거나, 일부만 봐서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번외 작품들입니다. 비평의 흉내만 내고 있긴 하지만, 작품을 일부만 감상하고 비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별점은 없고 아래의 작품들에 대한 제 생각은 재미로 보고 넘어가시면 좋겠습니다.

 

4명은 각자 거짓말을 한다

왼쪽부터 닌자, 외계인 독심술사, 남자

애니메이션 <4명은 각자 거짓말을 한다>는 각각 닌자, 외계인, 남자(?), 그리고 독심술 능력을 가진 4명의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일상 개그 애니다. 4명은 각자 거짓말을 하지만, 그 거짓말을 전부 읽어 낼 수 있는 독심술 능력을 가진 세키네가 나레이션을 하면서 사실상 주인공 역을 맡는다. 주로 다른 셋이 정체를 숨기면서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르고, (외계인이 세계정복을 한다거나, 닌자가 암살을 한다거나) 그걸 읽어낸 독심술사 세키네가 츳코미를 거는 형태로 극이 진행된다. 개그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코드가 맞으면 재밌는거고 맞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 관계로 다소 원패턴 식 뻔한 내용에 하차하고 말았다. 

 

 

부부 이상, 연인 미만

금태양은 왜...

분기마다 언제나 있는 러브코메디 애니메이션인 부부이상 연인 미만은, 학교 내 특별 수업인 부부실습으로 인해 갸루 여학생 와타나베 아카리와 야쿠인 지로가 엮이게 되는 이야기다. 요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남녀 1대1로 연애를 하는 분류가 아닌, 좀 더 전통적으로 남주인공이 하나 이상의, 아카리와 소꿉친구 시오리와 엮이는 이야기다. 다만 사실상 주 히로인은 와타나베로 고정이 되어 있지만, 나름 갈등요소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은 시오리를 좋아하는데 시오리는 알파메일 남학생 텐진 미나미와 부부실습을 하게되는 바람에 NTR향이 첨가되어 하차를 결심했다. 

 

포켓몬스터 W

지우를 떠나보내며

포켓몬스터 W는 <포켓몬스터 소드 실드>에서의 전국도감 삭제 정책을 비웃듯이 '모든 포켓몬을 만난다'라는 사명을 안고 나름의 기대를 받고 출발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에피소드에서의 매너리즘, 이를 타파하기 위해 구작 캐릭터 (이슬, 빛나, 난천) 등을 등판하지만 고질적인 제작사의 예고편 낚시와 지지부진한 전개로 인해 결국 위기론이 닥칠만큼 관심을 잃었다. 포켓몬스터 게임은 오랜 팬으로 즐겨왔지만, <포켓몬스터 XY&Z>에서의 개굴닌자 패배(거기에, 예고편 낚시를 곁들인.)로 정이 떨어져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에는 관심을 끊어버렸었다. 하지만, W에서 이런 위기론을 반영한 것인지 랭크배틀, 그리고 결승 진출이라는 파격적인 전개를 이어나가며 방영된 최종화는 달랐다. 

 

화제가 되어 뒤늦게 찾아본 마지막 화였지만, <포켓몬스터 W> 마지막 화의 vs단델 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동안의 포켓몬들이 스쳐지나가는 연출, 파트너 피카츄와 함께하는 마지막 상대 리자몽, 메가진화, Z기술, 다이맥스와 같은 기믹을 버리고 순수한 기술로 이르는 클라이막스는 정석적이라면 정석이지만 훌륭한 마무리를 해냈다. 2023년 2분기에는 <포켓몬스터 노려라 포켓몬 마스터>가 지우의 여행을 마무리한다고 한다. 그의 오랜 집권을 추억하며, 한번쯤 시청해보는건 어떠할까.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

굳이 다 여자인 이유는 묻지 말자

주인공 시드 카게노는 주인공도, 악당도 아닌 숨은 실력자가 되고 싶다. 어둠 속에서, 왜인지 모를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주인공 일행을 한번씩 도와주는. 

 

원작부터 좋은 인기를 가지고 있었던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화를 이루어냈다. 작화는 크게 거슬릴 것 없이 좋은 퀄리티를 유지했고, 성우들의 호연 (시드 카게노의 I am atomic은... 여러모로 대단했다), 좋은 각본을 유지했다. 착각물의 단점은 이야기가 길어질 수록 착각의 개연성이 부족해져 내용이 쳐진 다는 것인데, 2쿨 20화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선 걱정할 바가 아닌 점도 다행이다. 

 

하지만 워낙 4분기의 경쟁자들이 쟁쟁했고, 작화도 거슬릴 것이 없다 정도지 작화로 시청자를 부를 정도의 엄청난 질도 아니어서 기대 이상의 결과는 보이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범람하는 이세계물 중에서 충분히 수작이라 할 만하다. +) 덕분에 글을 쓰지 않던 원작 작가가 연재를 재개했다

 

두려운가? / 너무 무서워 대장...


시끌별 녀석들 -

4분기의 여신... 이 될뻔한 라무

라무가 이쁘다. 그거면 충분하지

시끌별 녀석들은 50년 전 인기 원작이라는, 사실 페널티라고 볼 수도 있는 출발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인물 작화, 그 중에서도 제일 예쁜 라무의 압도적인 작화의 힘입어 잘 애니메이션 화 되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캐릭터들의 평면성, 과도한 에로네타(성드립), 이로 인해 강해지는 연기톤은 사실 현대 감성과 크게 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실 타겟층이 필자와 같이 시끌별 녀석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구작 애니메이션을 접한 사람, 루믹 여사의 팬, 그리고 어린이층임을 감안하면 큰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단점이고 뭐고 라무가 예쁘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체인소맨 -

그 돈으로 차라리

기대를 받은 애니메이션의 최후

MAPPA 제작의 체인소맨은, 원작의 컬트적인 인기와 더불어 원작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듯 한 MAPPA의 '창립이래 최대 프로젝트'라는 호언에 더불어 이번 분기 최대 기대작이라고 단언할 작품이었다. 실제로 공개에 앞서 매화 엔딩곡을 따로 만들고, 훌륭한 퀄리티의 PV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투자된 자본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신인 성우 섭외, 신인 감독, 그리고 원작 특유의 '일본 만화'의 문법에서 벗어난 영화적 연출 탓에 약간의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그렇게 안타깝게도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전설의 복도 신

많은 기대감과 투자를 등에 업은 체인소맨은, 이목을 사로잡아야할 1화에서 많은 3D활용으로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 분명히 엔딩영상, 일반 일상신에서 넘쳐흐르는 프레임은 그 자본력을 짐작할 수 있게끔하는데, 제일 중요한 1화 전투신에 범벅이 된 3D는 물음표를 남겼다. 이어지는 화들에서 유명한 '복도 달리기' 신은 3D배경 복도와 작화 캐릭터들이 따로놀아 마치 미끄러지는 듯한 결과를 낳았고, 덴지가 샌드위치를 먹는 신도 쓸데없는 3D 활용으로 비판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내 3D활용, 특히 인물에 활용되는 3D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불호를 주기도 했다. 단지 작화 문제 뿐이라면 예산의 탓을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코베니는 이런데

체인소맨의 기대에는 약간의 '호들갑'이 포함되어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원작도 사실 후지모토 타츠키 작가 특유의 B급 테이스트와 파격적인 전개로 인해 대중의 호응을 얻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는데, 예상외의 흥행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이어펀치>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타츠키 작가의 반골 기질은 '1화의 악마'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던 초반 파격적인 전개로 이목을 잘 끌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죽어나가는 캐릭터들, 어두운 배경에서 그와 상반되게 차분한 분위기는 호불호를 타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차기작인 체인소맨이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건 어느정도 단점을 타파했기 때문이다. 잔인한 세계 속 튀는 캐릭터들에게 만화적 과장을 줘서 개그 포인트를 설정했고, 이는 작품을 환기시킨다. 주인공 덴지의 바보같은 면모가 웃기게 표현되며 어두운 작품의 촛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은 감독이 작가를 따라 영화사랑을 천명하고, 영화적 연출을 강조하면서 나온 결과물은 마치 영화였다. 높은 프레임, 정적인 신과 카메라, 현실적인 연기톤. 또 감독이 영화의 '현실성'에 주목한건지 애니메이션 내 BGM의 활용이 축소되어 항상 조용했고, 과장된 캐릭터의 움직임도 사라졌다.

 

따라서 덴지와 파워의 나사빠진 행동이 만화에서는 '하하, 얘내 바보네' 라는 느낌으로 다가왔다면 애니메이션에서는

'저런... 얼마나 가정환경이 불우했으면'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이로 인한 대표적인 희생양이 만화적 과장으로 망가지는 일이 잦은 코베니라고 할 수 있다. 불쌍하고 귀여운 코베니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답답하고 아군을 칼로 찌르는 아이였다. 

트루 선배 히메노

그렇다고 체인소맨이 나쁜 애니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절대적인 평가에서 체인소맨은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원작의 후광, 제작사의 홍보, 팬들의 기대 3박자에 호응하지 못한 것이다. 후반으로 갈 수록 지적한 문제점은 줄어들었고, 비판봤던 3D도 마지막 덴지vs사무라이 소드전에서 풀 3D 전투신을 좋은 퀄리티로 뽑아냈다. 무거운 분위기만 조성한다는 비판은 돌려 말하면 무거운 분위기는 잘 만든다는 것이기에, 아키와 히메노의 이야기는 비할 바 없이 잘 만들어졌다. 이러한 기대와 비판을 양분으로 삼아 2기에는 분기 패권작으로 군림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바이다. 

 

별점: ★★★


이세계 삼촌 - ★★★

결방...하지마

엘프가 멋있고 삼촌이 예쁘진...않나

3분기 애니였지만 왜인지? 4분기에 있는 이세계 삼촌입니다. 제작진 코로나 감염으로 방영이 한두화 늦춰지더니 결국 7화 시점에서 4분기에 재방영을 결정해 팬들을 행복사(?)시킨 애니메이션이다. 이세계 삼촌은 원작 본연의 재미의 충실하면서 S급 성우를 동원한 호연 (ex. 삼촌역의 코야스 타케히토. 대표작 DIO)으로 무난한 성공을 거뒀다 할 수 있다. 원작의 아는 사람들이 아는 맛집 느낌의 작품을 대중적으로 끌어올리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는데, 애니메이션이 그 정도 화제는 못 불러일으켜 살짝 아쉽긴 하다. 

 

압도적인 작화

거기에 원작 이세계 삼촌 흥행의 이유 중 하나는 작가의 압도적인 그림 실력도 있었는데, 이걸 애니메이션화 시켰다간 회사가 파산(...)할게 분명하니 살리지 못한 것은 이해하지만, 애니메이션의 3D 마염룡과 원작 마염룡을 비교하면 아쉬운건 사실이다. 그래도 부잣집이 망해도 3대는 가듯이, 원작이 좋은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좋다. 덜어낼 부분을 덜어내고도 충분히 재밌다

 

별점: ★★★


아키바 메이드 전쟁

아키바 메이드? 그걸 누가 봐

1절을 다시 하면 2절이고, 뇌절을 다시 하면 예술이 된다

이번 분기 의외의 다크호스 1호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P.A. WORKS 제작사의 '일하는 여자아이' 시리즈의 일부로, 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자 캐릭터들이 나오는 시리즈다. 이 시리즈가 그러했듯 있는 직업에 모에 여고생 스킨 씌우기, 로 치부하고 넘기려 했던 차 나온 결과물은 메이드들이 총을 쏘면서(?) 세력전을(?) 하고 공연(?)을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1절을 한번 더 하면 2절이고, 뇌절을 다시 했더니 예술이 되버렸다. 

 

놀랍게도 총입니다

아키하바라에 메이드 점포가 즐비하던 때, 메이드들은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항쟁을 불사하지 않았고 결과 선혈이 난무하는 느와르가 되었다. 당연히 실제 역사는 아니지만, 흥미로운 설정을 내세워 시작한 아키바 메이드 전쟁을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흥미로운 1화 설정을 내세우고 '전결'에서 실패하는 용두사미 애니메이션은 손에 꼽지 못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본 애니메이션은 느와르 흉내에서 그치지 않고, 우연찮게 야쿠자 일에 뛰어든 주인공(와하라 나고미)는 폭력에 점차 익숙해져가고, 친우까지 살해당하고 본인이 살해당할 위기에 쳐하지만, 폭력이 폭력을 낳는 세계 속에서 결국 '공연'이라는 메이드 본분에 충실한 형태로 연쇄를 끊으려 한다. 그것에 감명받은 사람들로 인해 원인(사장)은 처형되고 해피엔딩.

 

플롯만 바라보면 정석적인 전개라 할 수 있지만, 메이드 전쟁이라는 틀 속에서는 예측 불가능 했고 훌륭한 연출과 연기에 더불어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폭력의 연쇄라는 주제의식, 그리고 메이드의 본분, 폭력 미화, 1화 밖에 남지 않은 분량, 탓에 아주 어려운 마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성공시킨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별점: ★★★


스파이 패밀리 - ★★★☆

일상과 비일상 속 행복

일상과 비일상 속, 우리는 행복을 찾는다.

2쿨로 돌아온 스파이 패밀리는 기대 그대로다. 앞서 말했듯이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의 포저 가족에게 불가능은 없다. 동서 냉전, 가짜 가족이라는 거짓말로 점철된 비일상 속 있는 안전구역에서 포저 가족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세상이 얼마나 미쳐도, 전쟁으로 어지러워도, 웃음을 주는 행복은 언제나 있는 법이다. 스파이 패밀리는 그것을 보여준다. 

 

2쿨로, 특히 분할 2쿨로 이어지는 작품은 처음만큼의 화제성은 잃기 마련이다. 스파이 패밀리도 이를 피해가긴 어려웠지만, 결과를 까놓으니 체인소맨을 이어 분기 2위라는 대단한 결과였다. 서브컬쳐와 메인컬쳐의 차이는 보기보다 훨씬 큰 법인 것을 메인컬쳐에 발을 걸친 스파이 패밀리가 결과로 보여준 바였다. 하지만 1쿨의 '와쿠와쿠'같이 시청자의 화제를 부를 킬링 신이 있다고 하긴 어려웠기에, 1쿨에서 별점 반개를 차감했다. 그럼에도 언제나 일상 속 행복할 때도, 슬플 때도 한번씩 보고 웃음을 지을 수 있을 포저 가족이다. 당장 시청!

 

별점: ★★★


로맨틱 킬러 - ★★★

신뢰와 걱정의 넷플릭스

역하렘인척 하는 성장물

로맨틱 킬러를 발견한건 단순한 우연이었다. 이름도 들어본 것 없이 넷플릭스 추천작에 처음 보는 애니메이션이 있었기에 킬링타임겸 시청을 시작했고, 이틀만에 다 보았다. 사실 '로맨틱 킬러'라는 진부한 제목, 썸네일부터 보이는 3명의 남자 캐릭터로 인해 간단히 암시되는 여성향 역하렘 로맨스라는 장르는 클릭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1화에 나오는 주인공 호시노 안즈는 온 힘을 다해 활달함을 어필하면서 여성향 작품에 으레 있는 완벽한 결점없는 여자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해 계속 시청했다. 

 

주인공 호시노 안즈는 게임, 초콜릿, 고양이의 3대 욕구를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여학생이지만, 수성쩍은 저 노란색 요정 리리가 연애를 위해 이 3대 욕구를 압수하고 호시노 안즈의 연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렇게 안즈는 3명의 남성들과 만나게 되며 이리저리 얽히게 된다. 스토리 자체는 정석적인 하렘 로맨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 뿐이었다. 안즈가 작중에서 계속 작중에서 강조하는 '절대 네 뜻대로 연애해주지 않겠다!'는 놀랍게도 말뿐이 아니라 완결까지 이어진다. 

 

찰지게 맞는 리리는 덤

겉으로는 다혈질의 활달한, 다소 결점이 있어보이던 안즈는 실제로는 외유내강의 여학생이다. 안즈가 만난 3명의 남학생 츠카사, 준타, 히지리는 반대로 겉으로는 완벽해보이지만 안으로는 누구나 할법한 고민이나, 조금은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다. 리리가 만든 천재지변으로 강제로 엮이는 이 등장인물들은 내적으로 아주 건강한 안즈에게 점차 의지하게 되며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이런 내적 문제를 안고 있는 캐릭터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플롯은 흔하다면 흔하지만, 대개 진행하면서 실제로 우울증 환자를 도울때 감정 쓰레기통 신세가 되듯 시청자또한 불편함 감정을 이어받게 되는 일이 흔한데, 로맨틱 킬러에서는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캐릭터들의 고민이 첫번째로 그렇게 심각하다고 보기 어렵고 (츠카사 제외) 안즈가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점과 강점이 공존하는 것은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만들며 공감도 쉽게 만든다. 거기에 덤으로 넷플릭스의 자본을 엿볼 수 있는 액션 애니보다 좋을 정도로 뛰어난 작화는 덤이다. 그야말로 누구든지 언제든지 보고 마음의 따뜻함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당장 시청.

 

별점: ★★★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  ★★★

 

수성의 '마녀'

학원물이지만 공부는 안한다

4분기의 또 하나의 기대작 수성의 마녀다. 많은 기대작들이 기대 이하, 또는 기대 만큼의 성적을 거뒀지만 개인적으로 수성의 마녀는 기대 이상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건담의 '건'도 관심없던 필자도 건담에 유입시킬 학원, 백합 요소를 첨가시킨 수성의 마녀는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다. 반다이의 힘을 업어 유튜브 공개라는 파격수와 분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작화 완성도는 아름다웠다. 

 

수성의 마녀의 주제의식은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 문제, 그리고 전쟁이라는 큰 두 줄기를 가지고 있다. 1쿨에서는 0화에서 전쟁의 문제를 넌지시 제시한 뒤, 본편에서는 학원 전개를 이어나가며 이를 잊게 했다. 그 과정에서 주요 캐릭터들이 부모 간의 갈등을 겪는 것을 보여준다. 후반에 접어들며 '건드 포맷'에 대한 떡밥이 풀리며 다시금 전쟁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클라이막스인 12화에서는 첫번째 주제인 부모 자식 소통을 뒤통수를 후리면서 마무리한다. 더 자세한 분석은 추후 올라올 수성의 마녀 12화 분석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이다. 

왜 2쿨인 것이야.. ㅠㅠ

현재까지 수성의 마녀는 훌륭히 '기-승' 전개를 수행해 시청자들을 언덕 꼭대기 위에 올려놓았다. 이제 화제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상태에서 모두가 기대할 2쿨이 성공적인 '전-결'을 수행하길 진심으로 빈다. 

 

별점: ★★★


 

봇치더락 - ★★★★★

 

우리는 봇치더락의 시대에 살고 있다

4분기의 왕은 고토 히토리였다

<봇치더록!>은 망가타임 키라라 한켠에서 연재되던 흔하다면 흔한 키라라류 만화였다. 원작도 충분한 재미를 가지고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그 작품이 4분기 최고 화제작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봇치더록!은 사람에게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아싸인 여고생 고토 히토리가 우연찮게 밴드를 결성하는 이야기다. 단순 시놉시스로는 한때 서브컬쳐를 평정했던 밴드 애니메이션 <케이온!>이 생각나는 바다. 봇치더록은 <케이온>에서 일상과 모에를 덜어내고 밴드와 코메디를 더 넣은 작품이다. 

 

슬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에는 원작에도 충실히 묘사된 주인공인 고토 히토리, 통칭 봇치를 통해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아싸생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은 뒤 <봇치더록!>의 감독은 쉴 새 없이 몰아친다. 

이게... 밴드 애니메이션?

2D 작화에 구애받지 않는 영화적 연출을 체인소맨이 아닌 봇치더록에서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예상치 못한 허를 찌르고, 그 과정에서 봇치의 매력은 증대된다. 단지 코메디 연출에서만 두각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 묘사도 버려지지 않는다. 주인공인 봇치는 말할 것도 없고, 부자 실력자 베이스지만 막상 돈이 없어 빌리고 다니는 '버료지' 야마다 료, 상처받을 환경에서도 굳건히 자라 밴드의 버팀목을 맡는 드럼 이지치 니지카. 그리고 봇치와 반대되는 극한의 외향형의 긍정의 화신 기타겸 보컬 키타 이쿠요. 

니머니

여러번 보여주는 니지카와 봇치 간의 독대화 신에서 빛을 활용한 연출도 빛났다. 또한 동일한 구도가 니지카&봇치, 그리고 봇치&키타로 반복되면서 각자의 성장이 이어지는 것도 훌륭했다.

핵심은 라이브

그리고 밴드 애니메이션의 알맹이인 라이브 장면도 두말 할 것 없이 대단했다. 단순히 잘 만든 라이브만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로토스코핑을 활용한 듯한 멤버들의 리얼한 움직임, 라이브 과정에서 각 멤버들의 디테일한 움직임도 살려져 있다. 예로 초보 기타리스트인 키타는 F코드 기반 하이코드만 잡으면서 위치만 움직이면서 스트로크도 단조롭지만, 프로에 비견될 실력을 가졌을 봇치는 자유자재로 코드를 잡으며 연주를 한다. 공연된 곡들도 결속 밴드가 시모키타자와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살려 시모키타자와계 밴드들로 표방했고, 실제로 모티브된 밴드인 아지캉의 느낌이 난다(여담으로 멤버들의 성은 전부 아지캉 멤버에서 따온 것이다.)  

별자리가 되고 싶어서.

이렇게 주목받지 않은 애니메이션이 쟁쟁한 경쟁자를 제쳐서 화제작이 되는 것은 흔치 않을 것이다. 감히 말하건데 봇치더락!은 4분기의 패자였다. 곡 제작에 2년이 걸렸다는 제작 스케줄 탓에 조만간 2기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건 모르겠고 빨리 2기를 보고싶다. 봇치의 락이 계속되길. 

 

 

별점: ★★


 

어둠의 실력자 첨부 사진 출처

https://youtu.be/Yoc3t1mbgQs